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原文标题(韩):끊어진 끈을 좇아 - 사라진 고용과 물가의 관계를, 어느 경제학자가 다시 잇다
作者:Angina Pectoris(@yeoulabba,X 蓝标认证)
关联人物:안희주(Hie Joo Ahn) 博士,现任美联储理事会(Board of Governors) Research and Statistics 部门 Principal Economist
发布时间:2026-06-17 | 赞 592 / 转 72
**线没断,只是我们一直在用太粗的刻度在看它。**安博士(안희주/Hie Joo Ahn)现任美联储理事会首席经济学家(Principal Economist),首尔大学经营学学士、UC San Diego 经济学博士,过去十余年的工作就是回答"就业和物价是不是真的疏远了,还是我们量错了"。他的答案是后者。单看一个数字就妄想读懂一个病人,是最危险的事。
A Tale of Two Curves(两条曲线的故事):federalreserve.gov/econres/feds/files/2024050r1pap.pdf
Common and Idiosyncratic Inflation(共同与各自通胀):federalreserve.gov/econres/feds/files/2020024r1pap.pdf
What do various wage measures tell us about underlying wage growth?(工资的内部信号):federalreserve.gov/econres/notes/feds-notes/what-do-various-wage-measures-tell-us-about-underlying-wage-growth-20250108.html
A New Indicator of Common Wage Inflation(共同工资通胀新指标):federalreserve.gov/econres/notes/feds-notes/a-new-indicator-of-common-wage-inflation-20200708.html
Index of Common Inflation Expectations(共同预期通胀指数):federalreserve.gov/econres/notes/feds-notes/index-of-common-inflation-expectations-20200902.html
The Dual U.S. Labor Market Uncovered(美国劳动市场的双重面貌):federalreserve.gov/econres/feds/files/2023031pap.pdf
图18:더 정밀한 측정, 더 나은 정책 (Better Measurement Yields Better Policy)
安博士(Hie Joo Ahn)参考过的资料(均来自联邦储备制度公开原文):
重新连接通胀与劳动力市场:两条曲线的故事(A Tale of Two Curves):federalreserve.gov/econres/feds/files/2024050r1pap.pdf
共同运动的物价与各自运动的物价(Common and Idiosyncratic Inflation):federalreserve.gov/econres/feds/files/2020024r1pap.pdf
多个工资指标告诉我们的"内部工资”(What do various wage measures tell us about underlying wage growth?):federalreserve.gov/econres/notes/feds-notes/what-do-various-wage-measures-tell-us-about-underlying-wage-growth-20250108.html
共同工资上涨的新指标(A New Indicator of Common Wage Inflation):federalreserve.gov/econres/notes/feds-notes/a-new-indicator-of-common-wage-inflation-20200708.html
共同预期通胀指数(Index of Common Inflation Expectations):federalreserve.gov/econres/notes/feds-notes/index-of-common-inflation-expectations-20200902.html
美国劳动力市场的双面(The Dual U.S. Labor Market Uncovered):federalreserve.gov/econres/feds/files/2023031pap.pdf
혈압도 정상, 맥박도 정상, 체온도 정상. 검사지 한 장만 보면 어디 하나 이상이 없다. 그런데 환자의 얼굴빛이, 걸음걸이가, 말끝의 미세한 떨림이 어딘가 어긋나 있다.
30년을 청진기 앞에 앉아 있다 보면 배우는 것이 있다.
숫자 하나로 사람을 다 읽으려는 순간이, 가장 위험하다는 것. 몸은 한 가지 지표로 말하지 않는다. 여러 군데를 동시에 짚어야, 비로소 무엇이 도사리고 있는지 보인다.
검사지의 한 줄은 평균이다.
평균은 친절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때로 가장 정직한 거짓말을 한다. 손끝은 얼음장인데 이마는 불덩이인 사람도, 둘을 더해 반으로 나누면 ‘정상 체온’이 된다. 그래서 노련한 의사는 숫자 하나를 의심한다. 그 숫자가 무엇을 감추고 있는지를 먼저 묻는다.
경제도 그렇다.
지난 몇 해, 미국 경제는 의사를 곤혹스럽게 하는 환자 같았다. 실업률은 반세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갔다. 교과서대로라면 물가가 펄펄 끓어야 했다. 한동안은 정말 끓었다. 그러더니 어느새 식었다. 실업률은 거의 그대로인데 말이다. **지난 몇 해, 미국 경제는 의사를 곤혹스럽게 하는 환자 같았다. 실업률은 반세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갔다. 교과서대로라면 물가가 펄펄 끓어야 했다. 한동안은 정말 끓었다. 그러더니 어느새 식었다. 실업률은 거의 그대로인데 말이다. **
사람들은 물었다.
**고용과 물가를 잇던 그 오래된 끈이, 혹시 끊어진 것은 아닐까?. 교과서의 한 페이지가 통째로 낡아 버린 것은 아닐까.?**고용과 물가를 잇던 그 오래된 끈이, 혹시 끊어진 것은 아닐까?. 교과서의 한 페이지가 통째로 낡아 버린 것은 아닐까.?
이 물음은 생각보다 무겁다.
세계에서 가장 큰 중앙은행이, 바로 이 끈을 믿고 금리를 올리고 내리기 때문이다.
끈이 끊어졌다면, 그들이 쥔 나침반도 고장 난 셈이다. 그러니 ‘고용과 물가는 정말 멀어졌는가’라는 질문은, 한가한 학자의 호기심이 아니다. 우리 모두의 지갑이 달린 질문이다.
한 가지 더.
이 질문에 섣불리 답한 대가는, 이미 우리 모두가 치렀다.
2021년의 ‘곧 지나갈 것’이라는 낙관과, 2022년의 다급한 추격. 물가는 한참을 앞서 달렸고, 금리는 숨차게 뒤를 쫓았다. 진단이 반 박자 어긋나자, 처방은 한 박자 거칠어졌다. 그 거친 처방의 여진은, 지금도 어딘가에서 이어지고 있다.
그러니 ‘왜 그때 더 일찍 읽지 못했나’라는 물음은, 단순한 회한이 아니라 다음을 위한 공부다.
이 물음 앞에서, 나는 한 사람의 자료를 펼쳤다.
图2:안희주(Hie Joo Ahn) 박사 — 现任美联储理事会研究统计部门首席经济学家
연방준비제도. 그 거대한 기관의 연구실에 안희주(Hie Joo Ahn)라는 경제학자가 있다. 직함은 수석 이코노미스트.
맡은 일은 ‘지금 거시경제가 어떤 상태인가’를 가늠하는 것이다. 서울대학교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바다 건너 샌디에이고에서 경제학으로 박사를 받았다.
안희주 박사는 Fed Board의 Research and Statistics 부문 소속 Principal Economist.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내부의 경제분석·예측·연구 담당 스태프 경제학자.
그 뒤로 줄곧 한 가지 질문을 붙들고 있다.
고용과 물가는 정말 멀어졌는가? 아니면 우리가 그 사이를 잘못 재고 있었는가?
**그의 답은 단호하다. 끈은 끊어지지 않았다. **그의 답은 단호하다. 끈은 끊어지지 않았다.
누가 일자리를 잃었는가. 회사에서 해고로 밀려난 사람인가, 아니면 더 나은 곳을 찾아 제 발로 그만둔 사람인가. 이 둘은 통계로는 똑같이 ‘실업’이지만, 몸으로는 정반대다. 한쪽은 떠밀린 사람의 불안이고, 한쪽은 떠나는 사람의 자신감이다.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일자리를 구하는 기간은 길어지고 있는가, 짧아지고 있는가. 같은 실업이라도 한 달 만에 새 일을 찾는 실업과, 반년이 지나도 못 찾는 실업은 무게가 다르다. 아예 구직을 단념하고 노동시장 밖으로 빠져나가 버린 사람은 또 얼마나 되는가. 이들은 실업률 통계에 잡히지도 않는다. 통계 밖으로 사라진 사람까지 헤아려야, 비로소 노동시장의 진짜 헐거움이 보인다.
그래서 그의 처방은 이렇다.
图4:묶음 데이터의 단절 착시 (The Illusion of Disconnect in Aggregate Data)
**실업률 하나가 아니라, 적어도 여섯 군데를 함께 짚으라는 것. **
**해고로 인한 실업과 **해고로 인한 실업과
**이직으로 인한 실업을 나누어 보고, **이직으로 인한 실업을 나누어 보고,
**실업이 얼마나 오래 가는지를 보고, **실업이 얼마나 오래 가는지를 보고,
**물가에서도 ‘함께 움직이는 물가’를 따로 떼어 보고, **물가에서도 ‘함께 움직이는 물가’를 따로 떼어 보고,
**임금도 겉으로 드러난 숫자가 아니라 ‘속의 압력’을 보고, **임금도 겉으로 드러난 숫자가 아니라 ‘속의 압력’을 보고,
**사람들이 마음에 품은 ‘공통의 기대’를 보라는 것. **사람들이 마음에 품은 ‘공통의 기대’를 보라는 것.
**손가락 하나가 아니라 여섯 손가락으로 짚을 때, 흐릿하던 맥이 또렷해진다.**손가락 하나가 아니라 여섯 손가락으로 짚을 때, 흐릿하던 맥이 또렷해진다.
图5:프리즘 틀·측정의 네 차원 (The Prism Framework)
심지어 그는** 통계 그 자체를 의심**한다.
미국의 대표적인 가구 조사 원자료를 파고들어, 그 안에 서로 어긋나는 응답이 적지 않다는 것을 밝혔다미국의 대표적인 가구 조사 원자료를 파고들어, 그 안에 서로 어긋나는 응답이 적지 않다는 것을 밝혔다.
이를 바로잡으면, 공식 통계가 실업률과 참가율을 평균 2%포인트가량 낮춰 잡고 있었고, 평균 실업 기간은 도리어 절반쯤 부풀려져 있었다. 우리가 ‘사실’이라 믿던 숫자조차, 실은 더 다듬어야 할 초고였던 셈이다. 진단의 출발점인 체온계부터 눈금을 맞춰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 대목에서 의사는 고개를 끄덕인다.
환자가 들고 온 동네 병원의 검사지를, 노련한 의사는 그대로 믿지 않는다. 기계가 다를 수 있고, 잰 시각이 다를 수 있고, 환자가 무언가를 빠뜨렸을 수 있다. 그래서 다시 잰다. 숫자를 의심하는 일은 불신이 아니라, 성실이다.
안희주 박사가 통계의 원자료까지 거슬러 올라가 눈금을 다시 맞추는 일도, 같은 종류의 성실이다.
하나는 베버리지 곡선이다.
빈 일자리와 실업의 관계를 그린 선이다. 상식대로라면 빈 일자리가 많을 때 실업은 적고, 빈 일자리가 줄면 실업이 는다. 일손을 찾는 자리와 일자리를 찾는 사람이 서로를 메우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떤 시기에는 이 선이 통째로 바깥으로 밀려난다. 빈 일자리도 넘치는데 실업도 동시에 많아지는, 언뜻 모순처럼 보이는 상태다. 일자리와 사람이 서로를 잘 찾지 못하고 자꾸 어긋나는 것이다.
图6:双层劳动力市场示意图
**또 하나는 필립스 곡선이다. **
실업과 물가의 관계를 그린, 그 유명한 선이다. 실업이 낮으면 물가가 오르고 실업이 높으면 물가가 식는다는, 한 세기 가까이 통용된 경험칙이다.
⭐️안희주 박사의 통찰은 이 두 곡선을 따로 보지 말라는 데 있다안희주 박사의 통찰은 이 두 곡선을 따로 보지 말라는 데 있다.
**둘은 같은 충격에 함께 흔들리는 한 쌍이다.
한 손으로 북을 치면 두 개의 종이 같이 우는 것처럼.
그리고 베버리지 곡선을 바깥으로 미는 충격이라고 해서, 다 같은 충격이 아니다.
바로 여기에 그의 가장 날카로운 발견이 있다.**둘은 같은 충격에 함께 흔들리는 한 쌍이다.
한 손으로 북을 치면 두 개의 종이 같이 우는 것처럼.
그리고 베버리지 곡선을 바깥으로 미는 충격이라고 해서, 다 같은 충격이 아니다.
바로 여기에 그의 가장 날카로운 발견이 있다.
**사람들이 해고로 ‘밀려나서’ 생긴 충격과, 사람들이 더 나은 자리를 찾아 ‘제 발로 떠나서’ 생긴 충격을 떠올려 보자. **
**겉으로 보이는 풍경은 똑같다.
빈 일자리도 늘고, 실업도 는다. 베버리지 곡선은 두 경우 모두 바깥으로 밀린다.**겉으로 보이는 풍경은 똑같다.
빈 일자리도 늘고, 실업도 는다. 베버리지 곡선은 두 경우 모두 바깥으로 밀린다.
**통계 화면만 보면 두 상황은 쌍둥이처럼 닮았다. **
그러나 그 속은 정반대다.
图7:贝弗里奇曲线动态分解图
해고가 만든 충격은, 임금과 물가를 끌어내린다. 차가운 충격이다.
공장이 문을 닫고 사람들이 일터에서 떨려 나오면, 일하는 사람의 목소리는 작아진다. 새 일을 구하려는 줄이 길어지니, 임금을 더 달라 말하기 어렵다. 불안해진 가계는 지갑을 닫는다. 그렇게 수요가 가라앉고, 물가는 식는다. 떠밀린 사람이 많아질수록, 경제의 온도는 내려간다.
반대로 이직이 만든 충격은, 임금과 물가를 밀어 올린다. 뜨거운 충격이다.
경기가 좋아 너도나도 더 좋은 자리로 옮겨 다니면, 기업은 사람을 붙들기 위해 임금을 올린다. 한 사람이 떠나면 그 자리를 메우려 더 높은 값을 불러야 하고, 그 비용은 제품 가격으로, 다시 물가로 번진다. 제 발로 떠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경제의 온도는 올라간다.
여기에 세 번째 그림자가 하나 더 있다. 일할 사람 자체가 줄거나 느는 충격이다. 전염병이 사람들을 집 안에 묶어 두거나, 이민의 물길이 바뀌거나, 한 세대가 한꺼번에 일을 놓을 때, 노동시장의 밑바닥이 흔들린다. 이 충격 역시 빈 일자리와 실업을 동시에 늘려 베버리지 곡선을 바깥으로 밀지만, 물가에는 대체로 누르는 쪽으로 작용한다. 똑같이 곡선을 바깥으로 미는 세 개의 손이, 물가에는 제각기 다른 방향을 가리키는 것이다. 그러니 곡선이 밀려났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는, 다음에 물가가 어디로 갈지 도무지 알 수 없다.
💢**같은 그림, 정반대의 의미. 이것이 핵심이다. **같은 그림, 정반대의 의미. 이것이 핵심이다.
표면의 실업률만 보아서는 두 상황이 구별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속의 충격이 무엇이냐에 따라, 물가는 반대 방향으로 걸어간다.
한쪽은 겨울로, 한쪽은 여름으로.
의사라면 누구나 안다. 같은 증상도 원인이 다르면 정반대의 약을 쓴다는 것을.
图8:기둥 1·두 곡선 이야기 (Pillar 1: A Tale of Two Curves)
같은 두통이 어떤 환자에게는 혈압을 낮추라는 신호이고,
어떤 환자에게는 굶지 말라는 신호다.
원인을 짚지 않고 증상에만 약을 쓰면, 멀쩡한 사람을 환자로 만든다.
노동시장의 충격도 그렇다.
겉의 증상이 아니라 속의 원인을 짚어야, 비로소 처방이 갈린다.
이 한 가지 시선을 손에 쥐면, 지난 몇 해의 수수께끼가 풀린다.
‼️**안희주 박사는 팬데믹 초기에 베버리지 곡선을 급격히 바깥으로 민 주범이 바로 ‘해고가 만든 재배치 충격’이었다고 본다. **
**도시가 멈추고 수많은 일자리가 한꺼번에 사라지던, 그 차가운 충격 말이다. 그 충격이 시간이 지나며 천천히 되감기자, 실업이 크게 늘지 않고도 물가가 가라앉았다. 많은 이가 기적이라 부른 ‘연착륙’의 정체가, 실은 이 되감김이었다.**도시가 멈추고 수많은 일자리가 한꺼번에 사라지던, 그 차가운 충격 말이다. 그 충격이 시간이 지나며 천천히 되감기자, 실업이 크게 늘지 않고도 물가가 가라앉았다. 많은 이가 기적이라 부른 ‘연착륙’의 정체가, 실은 이 되감김이었다.
图9:충격 행렬·정반대 성과 (The Shock Matrix)
한 가지 다행한 사실도 있다.
**안희주 박사의 셈에 따르면, 일자리와 사람을 짝지어 주는 노동시장의 본래 능력은, 한때 우려하던 만큼 망가지지 않았다. 팬데믹이 헝클어 놓은 것은 구조 그 자체라기보다, 잠시 스쳐 간 충격이었다. **
중매쟁이가 솜씨를 잃은 것이 아니라, 잠깐 자리를 비웠을 뿐이라는 이야기다.
시간이 지나 중매쟁이가 제자리로 돌아오자, 어긋났던 짝들이 다시 맞춰졌다.
**그러니 ‘필립스 곡선이 죽었다’거나 ‘되살아났다’는 식의 단순한 이야기는, 절반만 맞는 말이다. **
‼️**우리가 본 곡선은 애초에 하나의 매끈한 구조가 아니라, 여러 충격이 뒤섞인 혼합물이었다. 곡선의 기울기가 해마다 달라 보였던 까닭은, 고용과 물가를 맞바꾸는 조건 자체가 변해서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충격의 배합이 변했기 때문이다.
같은 악기라도 누가 어떤 세기로 두드리느냐에 따라 소리가 달라지듯이.**우리가 본 곡선은 애초에 하나의 매끈한 구조가 아니라, 여러 충격이 뒤섞인 혼합물이었다. 곡선의 기울기가 해마다 달라 보였던 까닭은, 고용과 물가를 맞바꾸는 조건 자체가 변해서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충격의 배합이 변했기 때문이다.
같은 악기라도 누가 어떤 세기로 두드리느냐에 따라 소리가 달라지듯이.
같은 38도라도 처방은 전혀 다르다.
전신의 열은 몸 전체의 싸움이고, 국소의 열은 한 군데의 문제다.
안희주 박사는 물가에도 똑같은 구분을 들여왔다.
그는 1959년부터 2023년까지, 60년이 넘는 세월의 물가를 수백 갈래로 잘게 쪼개어 들여다보았다. 빵값, 기름값, 집세, 찻삯, 약값…. 그 수많은 항목의 움직임을, 두 가닥으로 갈랐다.
온갖 품목이 한꺼번에 같은 쪽으로 움직이는** ‘함께의 물가**‘와,
图10:기둥 2·순수 물가 풀기 (Pillar 2: Deconstructing Pure Inflation)
품목마다 제각기 따로 노는** ‘따로의 물가’**다.
놀라운 것은, 그 성격이 시대마다 뒤바뀌었다는 사실이다.
1990년대 중반 이전, 그리고 코로나 이후에는 ‘함께의 물가’가 지배했다.
한번 오르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끈질긴 열 같은 물가였다. 온몸이 함께 달아오르니, 한 군데를 식혀서 될 일이 아니었다.
반면 1990년대 중반부터 팬데믹 직전까지의 긴 세월에는, ‘따로의 물가’가 지배했다. 한 곳에 든 멍처럼, 한 품목이 오르면 다른 품목이 내려 금세 평평해지는 물가였다. 세계화가 깊어지고 값싼 물건이 밀려들던 그 시절의, 조용한 얼굴이었다. 흥미롭게도 이 시기에 그나마 함께 움직인 것은 주로 집세 같은 주거비였고, 공산품 값은 거의 제각각이었다.
처방이 갈린다.
끈질긴 ‘함께의 열’이라면, 중앙은행은 빠르고 단호하게 움직여야 한다.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에 열은 온몸으로 번지고, 그때는 더 독한 약을 써야 한다.
图11:물가 국면의 전환 (The Shift in Inflation Regimes)
그러나 잠깐의 ‘따로의 멍’이라면, 굳이 세게 누르기보다 실물경제가 다치지 않도록 살피는 편이 낫다. 멍은 시간이 지나면 절로 가라앉는데, 거기에 강한 약을 쓰면 멀쩡한 살까지 상한다.
더 중요한 것은, 이 구분이 한참 지난 뒤에야 알 수 있는 사후의 지혜가 아니라는 점이다.
**안희주 박사 의 모형은 매 순간, 지금의 물가가 어느 쪽 얼굴을 하고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일러 준다. **안희주 박사 의 모형은 매 순간, 지금의 물가가 어느 쪽 얼굴을 하고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일러 준다.
이것이 학자의 회고록과 의사의 청진기를 가르는 차이다.
회고록은 지나간 병을 설명하고, 청진기는 지금 뛰는 심장을 듣는다.
**좋은 지표란, 지난 일을 그럴듯하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을 짚어 내는 것이다.**좋은 지표란, 지난 일을 그럴듯하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을 짚어 내는 것이다.
이 구분이 서늘한 이유가 있다.
‼️**팬데믹 물가가 ‘일시적’이라는 한마디로 덮이던 바로 그 시기에, 안희주 박사의 모형은 이미 다른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2021년 여름, 그의 모형은 물가가 끈질긴 ‘함께의 열’로 돌아서고 있음을 포착했다.
많은 이가, 심지어 정책을 쥔 이들조차 곧 지나갈 멍이라 여기던 때였다.
그해 말에는 그 신호가 더 또렷해졌다. 숫자 뒤의 성격을 먼저 가렸더라면, 그 열은 조금 더 일찍 읽혔을 것이다. 진단이 늦으면, 약도 늦는다. 약이 늦으면, 환자가 고생한다. 2022년의 가파른 금리 인상은, 어쩌면 그 늦은 진단이 치른 값이었다.**팬데믹 물가가 ‘일시적’이라는 한마디로 덮이던 바로 그 시기에, 안희주 박사의 모형은 이미 다른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2021년 여름, 그의 모형은 물가가 끈질긴 ‘함께의 열’로 돌아서고 있음을 포착했다.
많은 이가, 심지어 정책을 쥔 이들조차 곧 지나갈 멍이라 여기던 때였다.
그해 말에는 그 신호가 더 또렷해졌다. 숫자 뒤의 성격을 먼저 가렸더라면, 그 열은 조금 더 일찍 읽혔을 것이다. 진단이 늦으면, 약도 늦는다. 약이 늦으면, 환자가 고생한다. 2022년의 가파른 금리 인상은, 어쩌면 그 늦은 진단이 치른 값이었다.
우리가 매달 발표되는 평균 시급을 보며 ‘임금이 아직 높다’고 말할 때, 그것은 겨드랑이의 눈금일 뿐이다.
여기에는 함정이 하나 있다.
**불황에 임금이 낮은 일자리부터 사라지면, 남은 사람들의 평균 임금은 오히려 올라간다. 사람이 잘려 나갔는데 평균은 높아지는, 통계의 착시다.
그래서 평균 시급 하나로는 임금의 진짜 압력을 읽을 수 없다.
누가 남고 누가 떠났는지에 따라, 같은 숫자가 전혀 다른 뜻이 된다.**불황에 임금이 낮은 일자리부터 사라지면, 남은 사람들의 평균 임금은 오히려 올라간다. 사람이 잘려 나갔는데 평균은 높아지는, 통계의 착시다.
그래서 평균 시급 하나로는 임금의 진짜 압력을 읽을 수 없다.
누가 남고 누가 떠났는지에 따라, 같은 숫자가 전혀 다른 뜻이 된다.
**안희주 박사는 2025년 초의 한 자료에서, 흩어진 여러 임금 지표를 한데 모아
‘속의 임금 압력’을 가려내는 작업을 했다. **
평균 시급 하나, 고용비용지수 하나를 따로 보는 대신, 산업마다 흩어진 여러 지표의 공통된 흐름을 먼저 뽑고, 그다음 산업과 산업 사이의 공통된 흐름을 다시 뽑는 방식이다. 지표 하나하나에 묻은 잡음과 착시를 걷어내면, 몸속의 진짜 온도에 한 걸음 더 다가선다. 여러 체온계를 동시에 대어 보고, 그 가운데 가장 믿을 만한 신호만 추려 내는 셈이다.
图12:기둥 3·진짜 임금 신호 (Pillar 3: Extracting the True Wage Signal)
그 끝에 드러난 그림은 시사적이다.
속의 임금 압력은 팬데믹 초기에 잠시 떨어졌다가, 2022년에 정점을 찍고, 그 뒤로 꾸준히 내려왔다. 그리하여 2024년 3분기에 이르면, 그 평균이 사실상 2019년 말, 그러니까 팬데믹 이전의 평상 수준으로 돌아와 있었다.
게다가 이 흐름은 실업률이나 ‘빈 일자리 대비 실업’의 비율 같은, 노동시장의 다른 온도계들과도 가지런히 들어맞았다.
여러 체온계가 똑같이 ‘열은 내렸다’고 가리킨 것이다.속의 임금 압력은 팬데믹 초기에 잠시 떨어졌다가, 2022년에 정점을 찍고, 그 뒤로 꾸준히 내려왔다. 그리하여 2024년 3분기에 이르면, 그 평균이 사실상 2019년 말, 그러니까 팬데믹 이전의 평상 수준으로 돌아와 있었다.
게다가 이 흐름은 실업률이나 ‘빈 일자리 대비 실업’의 비율 같은, 노동시장의 다른 온도계들과도 가지런히 들어맞았다.
여러 체온계가 똑같이 ‘열은 내렸다’고 가리킨 것이다.
명목임금이라는 체온계는 여전히 높은 눈금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러나 몸속의 온도는 이미 내려와 있었다. 이 둘을 혼동하면, 다 나은 환자에게 해열제를 더 들이붓는 우를 범한다. 다 나은 몸에 약을 더하면, 그것은 치료가 아니라 부작용이다. 임금이 높아 보인다는 이유로 긴축을 너무 오래 끌면, 멀쩡한 경기를 식힐 수 있다는 경고가 여기에 있다.**그러나 몸속의 온도는 이미 내려와 있었다. 이 둘을 혼동하면, 다 나은 환자에게 해열제를 더 들이붓는 우를 범한다. 다 나은 몸에 약을 더하면, 그것은 치료가 아니라 부작용이다. 임금이 높아 보인다는 이유로 긴축을 너무 오래 끌면, 멀쩡한 경기를 식힐 수 있다는 경고가 여기에 있다.
이것은 지금 우리가 선 자리와도 맞닿아 있다.
** ‘임금이 아직 높으니 물가도 쉬 안 잡힐 것’이라는 걱정과, ‘속을 들여다보면 이미 식었다’는 진단이 팽팽히 맞선다. **
어느 체온계를 믿느냐에 따라, 금리의 향방이 갈린다.
겨드랑이의 눈금만 보는 이는 약을 더 쓰자 하고, 몸속을 짚는 이는 이제 약을 줄이자 한다. 같은 환자를 두고 두 의사가 갈리는 이 순간이, 바로 지금이다.
🤟**안희주 박사는 미국의 노동시장이 사실은 한 덩어리가 아니라 세 개의 층으로 나뉘어 있다고 본다. **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안정된 일자리의 1차 부문, **
**늘 출렁이는 불안정한 2차 부문, **
**그리고 그 언저리의 3차 부문이다. **
같은 나라, 같은 경제 안에 사실은 서로 다른 노동시장이 포개져 있다는 이야기다.
숫자가 서늘하다.
**1차 부문은 전체 노동인구의 약 55%, 절반을 조금 넘는다. **
图13:기둥 4·노동시장 분할 (Pillar 4: Structural Segmentation in Labor Slack)
**2차 부문은 고작 14%다. **
‼️‼️그런데 이 작은 14%가, 전체 실업의 60% 이상을 떠안는다. 1차 부문에 견주어 이직과 실업이 6배, 실업에 빠질 가능성은 10배다. 열 명 중 한 명꼴인 이 작은 층이, 경제 전체가 앓는 실업의 절반 이상을 홀로 짊어진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묵직다.
‼️**평균 실업률이 오른다는 것은, 모든 사람이 똑같이 조금씩 나빠진다는 뜻이 아니다. 경기의 출렁임과 계절의 부침을, 사회 전체가 고르게 나누어 지는 것이 아니라, 이 작은 한 층이 도맡아 빨아들인다. 노동시장 안에,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지대가 구조적으로 박혀 있는 셈이다. **
**안희주 박사는 이것을, 사회 전체의 비용을 줄이기 위한 일종의 ‘분업의 균형’으로 본다. **
누군가는 안정을 누리고, 누군가는 그 안정을 위해 출렁임을 떠안는 구조다.
图14:지속기간·숨은 이질성 (Redefining Duration and Unobserved Heterogeneity)
⭐️이 완충지대는, 필립스 곡선이 왜 그토록 평평해 보였는지도 일러 준다.
충격이 작은 한 층에 몰리고 나머지 층은 잔잔할 때, 나라 전체의 평균 임금은 좀처럼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한구석에서 큰불이 나도, 넓은 호수의 평균 수위는 별로 변하지 않는 것과 같다. 그래서 실업이 출렁여도 평균 물가는 무덤덤해 보이고, 둘의 관계는 끊어진 듯 보인다. 그러나 그것은 관계가 약해서가 아니라, 충격이 한곳에 갇혀 평균에 묻혔기 때문이다.충격이 작은 한 층에 몰리고 나머지 층은 잔잔할 때, 나라 전체의 평균 임금은 좀처럼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한구석에서 큰불이 나도, 넓은 호수의 평균 수위는 별로 변하지 않는 것과 같다. 그래서 실업이 출렁여도 평균 물가는 무덤덤해 보이고, 둘의 관계는 끊어진 듯 보인다. 그러나 그것은 관계가 약해서가 아니라, 충격이 한곳에 갇혀 평균에 묻혔기 때문이다.
그러니 평균이라는 숫자는, 이 깊은 비대칭을 가린다.
같은 실업률이라도 그 비용이 누구에게 몰리는가에 따라, 물가의 함의가 달라진다. 한 층의 임금만 출렁이는 것과 모든 층의 임금이 함께 움직이는 것은, 물가에 전혀 다른 무게로 다가온다. **같은 실업률이라도 그 비용이 누구에게 몰리는가에 따라, 물가의 함의가 달라진다. 한 층의 임금만 출렁이는 것과 모든 층의 임금이 함께 움직이는 것은, 물가에 전혀 다른 무게로 다가온다. **
여기까지 따라온 독자라면, 안희주 박사의 작업이 그저 학자의 책상 위 사고실험이 아님을 눈치챘을 것이다.
⭐️그는 사람들이 마음에 품은 기대인플레이션마저, 같은 방식으로 다룬다.
물가가 앞으로 오를 것이라는 사람들의 예감은, 그 자체로 물가를 끌어올린다. 오를 것 같으니 미리 값을 올리고, 미리 임금을 더 부른다. 그래서 중앙은행은 이 ‘예감’을 늘 신경 쓴다물가가 앞으로 오를 것이라는 사람들의 예감은, 그 자체로 물가를 끌어올린다. 오를 것 같으니 미리 값을 올리고, 미리 임금을 더 부른다. 그래서 중앙은행은 이 ‘예감’을 늘 신경 쓴다.
안희주 박사는 수십 가지로 흩어진 기대 지표를 하나의 공통된 움직임으로 묶어,
💹‘공통 기대인플레이션 지수’를 만들었다.
제각각인 목소리들 속에서, 모두가 함께 향하는 방향을 뽑아낸 것이다.
이 지수에는 흥미로운 이력이 있다.
1990년대 말부터 한동안, 사람들의 장기 기대는 잔잔한 호수처럼 안정돼 있었다. 그러다 2010년대 중반, 그 수면이 한 뼘쯤 슬그머니 내려앉았다. 물가가 너무 안 올라, 사람들이 ‘앞으로도 안 오르려니’ 하고 체념하기 시작한 것이다.
图15:기대의 닻·CIE (The Expectation Anchor (CIE))
💢중앙은행이 가장 두려워하는 일이 바로 이것이다.
기대가 닻을 잃고 표류하기 시작하면, 물가는 손쓰기 어려워진다. 오를 것이라 믿으면 정말로 오르고, 안 오를 것이라 믿으면 정말로 멈춘다. 사람들의 마음이, 곧 물가의 일부인 까닭이다.
그리고 이 지수는, 연준의 책상 위에 실제로 올라가 있다.
**연준은 이 지표를 분기마다 갱신해 공개하고, 정책 보고서에 인용한다. 2022년 6월,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올리던 그 회의에서, 연준 의장은 기자들 앞에서 이 공통 기대 지표의 상승을 판단의 한 근거로 들었다. **
한 한국인 경제학자가 깎아 만든 자(尺)가,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통화정책의 한 자락에 놓여 있는 것이다.
이쯤 되면, ‘고용과 물가가 멀어졌다’는 한 줄의 진단이 얼마나 성급했는지 보인다.
멀어진 것은 둘의 사이가 아니라, 우리가 그 사이를 들여다보던 창의 해상도였다. 흐린 안경을 쓰고 별이 사라졌다 말하는 일과, 다르지 않다. 안경을 닦으면, 별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멀어진 것은 둘의 사이가 아니라, 우리가 그 사이를 들여다보던 창의 해상도였다. 흐린 안경을 쓰고 별이 사라졌다 말하는 일과, 다르지 않다. 안경을 닦으면, 별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
图16:측정 행렬·요약표 (The Measurement Matrix)
⁉️그렇다면, 이 애매한 시절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안희주 박사의 자료는 ‘애매함’을 적어도 네 겹으로 풀어 준다.
엉킨 실타래를 푸는 네 개의 매듭이라 해도 좋다.
먼저, 물가의 잡음을 걷어내라. 한 품목의 출렁임에 휘둘리지 말고, 여러 품목이 함께 움직이는 ‘순수한 물가’를 보라. 기름값 한 번 뛴 것과, 온갖 값이 같이 오르는 것은 전혀 다른 사건이다.
다음으로, 임금의 겉눈금에 속지 말라. 명목임금이 아니라 몸속의 압력을 보라. 누가 남고 누가 떠났는지를 헤아리지 않은 평균은, 자주 우리를 속인다.
그리고, 실업의 구성을 보라. 같은 실업률이라도 누가, 왜 일자리를 잃었는지를 나누라. 떠밀린 실업인지 떠난 실업인지, 짧은 실업인지 긴 실업인지, 한 층에 몰린 실업인지 고루 퍼진 실업인지.
마지막으로, 빈 일자리가 늘었다는 사실 하나에 멈추지 말고, 그 뒤의 충격이 해고인지 이직인지를 물으라. 같은 구인난도, 그 속내에 따라 물가의 방향이 갈린다.
图17:새 거시경제 플레이북 (The New Macroeconomic Playbook)
이 네 겹이 한꺼번에 얽히는 까닭에, 표면의 데이터만 보면 관계가 흐릿해진다.
그러나 한 겹씩 벗겨 내면, 고용과 물가는 여전히 단단히 맞물려 있다.
문제는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어떤 눈으로 보느냐’였다.
사라진 것은 관계가 아니라, 그 관계를 보던 우리의 시력이었다이 네 겹이 한꺼번에 얽히는 까닭에, 표면의 데이터만 보면 관계가 흐릿해진다.
그러나 한 겹씩 벗겨 내면, 고용과 물가는 여전히 단단히 맞물려 있다.
문제는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어떤 눈으로 보느냐’였다.
사라진 것은 관계가 아니라, 그 관계를 보던 우리의 시력이었다.
연준 안에서도 같은 목소리가 들린다.
한 이사는 ‘최대 고용’을 논하며, 실업률 하나로는 노동시장을 다 읽을 수 없다고 했다. 실업의 지속기간을, 사람들의 드나듦을, 빈 일자리와 이직을, 일시적 해고를 함께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안희주가 십수 년에 걸쳐 깔아 놓은 길을, 정책의 언어가 뒤따라 걷고 있다. 학문이 앞서 닦은 길 위를, 정책이 천천히 따라 밟는 풍경이다.한 이사는 ‘최대 고용’을 논하며, 실업률 하나로는 노동시장을 다 읽을 수 없다고 했다. 실업의 지속기간을, 사람들의 드나듦을, 빈 일자리와 이직을, 일시적 해고를 함께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안희주가 십수 년에 걸쳐 깔아 놓은 길을, 정책의 언어가 뒤따라 걷고 있다. 학문이 앞서 닦은 길 위를, 정책이 천천히 따라 밟는 풍경이다.
시장을 지켜보는 이에게도, 이 시선은 쓸모가 있다.
연준이 무엇을 보고 움직이는지를 알면, 다음 한 수를 조금 덜 놀라며 맞을 수 있다.
헤드라인 물가 한 줄에 일희일비하기보다, 그 숫자가 ‘함께의 열’인지 ‘따로의 멍’인지를 먼저 가늠해 보는 사람은, 남보다 반 박자 먼저 움직인다.
좋은 투자도, 좋은 진료처럼, 끝내 잘 짚는 손에서 나온다.
시장은 숫자를 빨리 읽는 이가 아니라, 숫자 뒤를 읽는 이에게 더 너그럽다.
환자의 손목을 잡고, 눈빛을 살피고, 숨소리를 듣는다. 여러 군데를 동시에 짚어, 숫자가 미처 말하지 못한 것을 읽어 낸다. 그 손끝의 더딘 정성이, 때로 한 장의 정밀한 검사지보다 정확하다. 경제를 읽는 일도, 다르지 않다.
돌아보면, 좋은 진단은 늘 두 가지를 갖춘다.
잘게 나누어 보는 눈과, 다시 하나로 꿰는 손이다.
나누기만 하면 숫자의 더미에 파묻히고, 꿰기만 하면 평균의 거짓말에 속는다.
안희주 의 자료가 아름다운 것은, 물가와 임금과 실업과 기대를 잘게 나눈 뒤, 그것을 다시 ‘고용과 물가는 이어져 있다’는 한 줄로 꿰어 냈다는 데 있다. 나누고, 다시 잇는다. 의술도 그렇고, 경제를 읽는 일도 그렇다.
고용과 물가의 사이가 애매해 보일 때, 그것은 둘의 관계가 사라졌다는 신호가 아니다. 우리의 손가락이 게을렀다는 신호다. 더 여러 군데를, 더 깊이 짚으라는 부름이다. 안희주의 자료는, 그 부름에 답하는 한 사람의 오랜 성실이다.
부산 옳았다. 어떤 책보다 도움이 된다는 말.
**안희주 박사의 자료가 가르치는 것은, 한 문장으로 모인다. **
맥은, 하나의 숫자로 짚지 않는다.
图18:더 정밀한 측정, 더 나은 정책 (Better Measurement Yields Better Policy)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다만, 하나의 숫자는 진실의 전부를 말해 주지 않을 뿐이다.
참고한 안희주(Hie Joo Ahn) 박사의 자료 : 모두 연방준비제도 공개 원문
인플레이션과 노동시장을 다시 잇다: 두 곡선 이야기 (A Tale of Two Curves) : federalreserve.gov/econres/feds/files/2024050r1pap.pdf
함께 움직이는 물가와 따로 움직이는 물가 (Common and Idiosyncratic Inflation) : federalreserve.gov/econres/feds/files/2020024r1pap.pdf
여러 임금 지표가 말하는 ‘속의 임금’ (What do various wage measures tell us about underlying wage growth?) : federalreserve.gov/econres/notes/feds-notes/what-do-various-wage-measures-tell-us-about-underlying-wage-growth-20250108.html
공통 임금 상승의 새 지표 (A New Indicator of Common Wage Inflation) : federalreserve.gov/econres/notes/feds-notes/a-new-indicator-of-common-wage-inflation-20200708.html
공통 기대인플레이션 지수 (Index of Common Inflation Expectations) : federalreserve.gov/econres/notes/feds-notes/index-of-common-inflation-expectations-20200902.html
미국 노동시장의 두 얼굴 (The Dual U.S. Labor Market Uncovered) : federalreserve.gov/econres/feds/files/2023031pap.pdf